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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사건' 34명 추가 기소, 8년 만에 수사 마무리

SK케미칼 홍지호 전 대표 등 34명 무더기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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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동기 기자
기사입력 2019/07/23 [21:31]

-2012년 2월 이후 2016년까지 사실상 수사하지 않아

 

[한국NGO신문] 은동기 기자 = 사망자로만 보면 ‘국가적 재난’ 수준을 훨씬 뛰어 넘는 무려 1,421명의 사망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발생 8년 만에 검찰의 재수사를 통해 책임자 34명을 추가 기소하면서 마무리되었다. 1차 수사 때는 기소된 21명을 포함, 총 55명이 기소되었다.

 

▲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권순정)는 23일, 약 8개월간의 재수사 끝에 유해 가습기살균제를 제조 및 판매한 SK케미칼의 홍지호 전 대표 등 8명을 구속 기소하고,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 2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YTN 화면 캡처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권순정)는 23일, 약 8개월간의 재수사 끝에 유해 가습기살균제를 제조 및 판매한 SK케미칼의 홍지호 전 대표 등 8명을 구속 기소하고,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 2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수사 대상이 된 업체들은 SK케미칼, 애경산업, 필러물산, 이마트, GS리테일, SK이노베이션 등이다. 이번 기소 대상자에는 업체 관계자 뿐만 아니라 공무원도 포함됐다. 검찰은 내부 정보를 누설한 환경부 공무원과 사회적 참사 특조위 조사를 무마하는 대가로 금품을 챙긴 전직 국회의원 보좌관을 기소하는 등 모두 34명을 재판에 넘겼다.

 

홍 전 대표와 안 전 대표 등 16명은 유해물질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를 원료로 ‘가습기 메이트’ 등을 제조 판매하면서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아 소비자들을 사망 또는 상해에 이르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를 받고 있다.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의 유해성이 추가로 밝혀지면서  책임자들의 처벌 범위가 커진 것이 2차 수사의 큰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7월 19일 현재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정부에 공식 등록한 피해자는 6,476명이며, 이에 따라 현재 100억 원 규모인 밋상 손해배상 소송도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지난 1994년 처음 가습기 살균제를 개발할 당시부터 원료물질인 CMIT와 MIT에 대한 안전성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SK케미칼은 유공에서 가습기 사업을 인수한 뒤 애경산업과 공동으로 가습기메이트를 제조·판매하면서 안전성 검증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뿐만 아니라 SK케미칼은 과거 검찰의 첫 수사 때부터 문제가 됐던 화학물질 PHMG가 독성물질인 걸 알면서도 이를 숨긴 채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들에 유통한 사실도 밝혀졌다.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만든 가습기메이트와 이마트 가습기 살균제는 모두 2백만 개 가까이 판매됐으며,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천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ㆍ정부ㆍ검찰, 2011년 이후 진상 규명과 가해기업 처벌 책임 방기

 

이와 관련,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이하 ‘가습기넷’)는 이날 논평을 내고 '만시지탄'이라며 검찰 수사와 가해기업 엄벌을 촉구했다.

 

‘가습기넷’은 가해기업들이 1994년부터 조직적으로 잉태한 죽음의 행렬을 막지 못 했으며, 죽음의 원인이 드러난 2011년에 곧바로 검찰이 이번만큼 수사했다면 과정과 결과 모두 분명 달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습기넷’에 따르면 검찰의 2차 수사 결과 발표자료 마지막 쪽의 '가습기살균제 사건 주요 일지'에는 2012년 2월 이후 2016년까지가 비어 있다. 수많은 시민들이 건강과 편의를 위해 쓴 가습기살균제 때문에 목숨을 잃거나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가해기업들에 책임을 물어야 할 국가와 정부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찰은 참사의 원인이 드러나기 시작한 2011년 당시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를 이유로 수사를 미뤘다. 2016년 1차 수사 때도 옥시와 롯데마트 등을 수사하면서도 또 다른 원료물질 CMIT-MIT의 인체 유해성이 아직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다며 SK케미칼ㆍ애경ㆍ이마트 등 상당수 가해기업들에 대해서는 사실상 수사하지 않았다. 가해기업들의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의 늑장 대응으로 결국 사실상 면죄부를 쥐어주고 말았다. 

 

그나마 지난해 11월 27일, 2006년 당시 두살배기 딸을 잃은 이재용 씨 등 애경의 '가습기메이트'를 쓴 피해자들과 가습기넷이 다시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을 고발을 한 뒤, 검찰은 올해 초에야 칼날을 다시 집어 들었다. 그리고 검찰 수사에 일부 성과가 나타났다. SK케미칼의 박철 부사장과 홍지호 전 대표 등 가해기업의 일부 임직원들을 구속 기소했고, 이마트나 GS리테일 등 또 다른 가해기업들의 전현직 임직원들도 기소했다. 가해기업들의 조직적 증거 인멸을 뚫어야 했던 검찰은 안용찬 애경산업 전 대표 등의 증거 인멸 혐의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영장을 기각하고 말았다.

 

그러면서 ‘가습기넷’은 이 사태를 가해기업들이 1994년 원료물질들이 만들 때부터 인체 유해성을 이미 충분히 알고 있었고, 그 증거들을 조직적으로 감추고 숨기민서 벌어진 ‘대참사’라고 규정하고 피해자들과 시민사회가 오랜 기간에 걸쳐 끝까지 진상 규명과 가해기업 처벌을 외치지 않았다면, 무책임하고 소극적이던 정부와 검찰의 외면 속에 진실은 철저히 묻히고 말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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